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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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계약서, 왜 직접 챙겨야 하나요
견적서를 보내고, 금액에 합의하고, "그럼 진행하시죠"라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기쁜 마음에 바로 작업을 시작하죠. 그런데 2주 뒤 클라이언트가 말합니다. "이것도 같이 해주시면 안 되나요? 처음에 말씀드린 것 같은데." 계약서가 없으니 어디까지가 원래 업무였는지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프리랜서 계약서는 클라이언트와 업무의 범위, 보수, 일정, 저작권을 법적으로 확정하는 문서입니다. 고용 관계를 전제로 하는 근로계약서와는 다릅니다.
구분 | 근로계약서 | 프리랜서 계약서 |
|---|---|---|
관계 |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자 신분 | 독립적 사업자로서 결과물 납품 |
보수 구조 | 월급/시급 기반 임금 | 결과물에 대한 대가 지급 |
세금 | 4대 보험 적용, 근로소득세 | 3.3% 원천징수 (소득세 3% + 지방소득세 0.3%) |
법적 보호 | 근로기준법 적용 (퇴직금, 연차 등) | 근로기준법 미적용 |
국세청 기준 2022년 비임금 노동자(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등)는 837만 명으로 2018년 대비 233만 명 증가했습니다. 프리랜서가 늘어난 만큼 계약 분쟁도 늘고 있지만, 계약서를 꼼꼼히 챙기는 프리랜서는 여전히 소수입니다. 이 글에서는 계약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7가지 항목과, 각 항목을 어떻게 작성하면 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계약서 없이 일하면 생기는 일
프리랜서에게 계약서가 없으면 문제는 항상 돈이나 시간에서 터집니다.
업무 범위에 없던 추가 작업을 "원래 포함된 거 아니었나요?"라고 요청받음
수정 요청이 끝없이 이어져도 거절할 근거가 없음
프로젝트 중간에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아도 대응할 수 없음
작업물을 넘겼는데 보수 지급이 한 달, 두 달 미뤄짐
인쇄용으로 만든 디자인이 웹 배너로 재사용되고 있는데 추가 비용을 받지 못함
구두 약속은 서로의 기억이 다를 때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카카오톡 대화라도 남아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마저도 법적 효력이 약합니다. 계약서 한 장이 이 모든 문제를 사전에 차단합니다.
계약서에 반드시 넣어야 할 7가지 항목
계약서는 길게 쓸 필요가 없습니다. 아래 7가지만 명확히 적으면 대부분의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항목 | 작성 기준 | 나쁜 예 → 좋은 예 |
|---|---|---|
업무 범위 | 결과물 종류, 규격, 수량을 구체적으로 | "앱 디자인 일체" → "로그인 UI/UX 디자인 시안 2종 제작" |
계약 기간 | 시작일, 종료일, 중간 마일스톤 명시 | "최대한 빨리" → "4/15 1차 시안, 5/1 최종 납품" |
보수·지급 방법 | 총 금액, 지급 시기, 세금 포함 여부 | "300만 원" → "300만 원(3.3% 별도), 계약금 50% 선지급" |
수정 횟수 | 무료 수정 횟수 + 초과 시 건당 금액 | (미기재) → "무료 수정 3회, 초과 시 건당 5만 원" |
저작권 귀속 | 사용 범위, 사용 기간, 양도 시 비용 | (미기재) → "인쇄물 한정, 디지털 사용 시 별도 협의" |
비밀유지 | 계약 종료 후 유지 기간, 포트폴리오 등재 여부 | (미기재) → "종료 후 1년간 유지, 포트폴리오 등재 가능" |
분쟁 해결 | 관할 법원 또는 중재 기관 명시 | (미기재) → "서울중앙지방법원을 관할 법원으로 한다" |
견적서 작성법 가이드에서 정리한 것처럼, 견적서에 업무 범위와 금액을 이미 명시했다면, 계약서는 그 내용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형태로 확정하는 단계입니다.
계약서 작성 5단계 프로세스
1단계: 업무 범위를 구체적으로 리스트업하세요
클라이언트와 상담을 마치면, 합의된 내용을 리스트로 정리합니다. 결과물의 종류, 수량, 규격, 파일 형식까지 빠짐없이 적습니다.
예시: "모바일 앱 메인 화면 UI 디자인 1종(Figma 파일), 로그인/회원가입 화면 디자인 1종(Figma 파일), 최종 납품 형태는 Figma 링크 + PNG 2배속 내보내기"
"기타 관련 업무"처럼 범위를 열어두는 문구는 넣지 마세요. 이 한 줄이 나중에 추가 작업 요청의 근거가 됩니다.
2단계: 단가를 분리해서 산정하세요
순수 작업비와 부대비용을 분리합니다. 유료 폰트 라이선스, 스톡 이미지 비용, 인쇄 샘플 비용 등은 작업비에 포함하지 않고 별도 항목으로 명시합니다.
항목 | 금액 | 비고 |
|---|---|---|
UI 디자인 작업비 | 250만 원 | 메인 화면 + 로그인 화면 |
스톡 이미지 라이선스 | 15만 원 | 실비 정산 |
유료 폰트 라이선스 | 10만 원 | 웹폰트 1년 |
합계 | 275만 원 | 3.3% 원천징수 별도 |
제안서와 견적서 차이 가이드에서 정리한 것처럼, 견적서 단계에서 이미 항목을 분리해뒀다면 이 단계가 훨씬 수월합니다.
세금 처리도 이 단계에서 확정합니다. "계약 금액 300만 원(3.3% 원천징수 별도)" 또는 "계약 금액 300만 원(3.3% 원천징수 포함, 실수령액 289만 9천 원)"처럼 명확하게 적어야 합니다.
3단계: 수정 정책과 일정을 확정하세요
무료 수정 3회, 초과 시 건당 5만 원 같은 수정 정책을 정합니다. 수정 범위도 함께 정의하세요.
수정 유형 | 정의 | 비용 |
|---|---|---|
경미한 수정 | 색상, 폰트, 텍스트 변경 | 무료 (3회까지) |
구조 변경 | 레이아웃, 섹션 순서, 화면 구성 변경 | 건당 10만 원 |
재작업 | 콘셉트 방향 전면 변경 | 별도 견적 산정 |
일정은 각 단계별로 나눕니다. 1차 시안 전달일, 클라이언트 피드백 기한, 수정본 전달일, 최종 납품일까지 명시하면 프로젝트 전체 일정이 투명해집니다.
팁: 클라이언트 피드백 기한도 정해두세요. "1차 시안 전달 후 영업일 기준 5일 이내 피드백"처럼 기한을 명시하면, 프로젝트가 클라이언트 측 지연으로 늘어지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4단계: 저작권과 사용 범위를 정하세요
결과물의 사용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 정합니다. "본 작업물은 인쇄물에 한해 사용 가능하며, 웹/모바일 등 디지털 매체 사용 시 별도 협의가 필요하다"처럼 매체별로 구분하면 명확합니다.
사용 범위 | 포함 여부 | 비고 |
|---|---|---|
인쇄물 (브로슈어, 명함 등) | 포함 | 계약 금액에 포함 |
웹사이트 | 별도 협의 | 추가 비용 발생 |
SNS/광고 배너 | 별도 협의 | 사용 기간 명시 필요 |
저작권 양도 | 별도 협의 | 양도비 별도 산정 |
원본 파일(PSD, AI 등) 제공 | 별도 협의 | 파일 정리 비용 포함 |
포트폴리오 등재 가능 여부도 이 단계에서 합의합니다. 클라이언트가 비밀유지를 이유로 거부하는 경우, 프로젝트명과 역할 정도만 기재하는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5단계: 전자서명으로 계약을 체결하세요
계약서 내용이 확정되면 전자서명으로 체결합니다. 모두싸인, 글로싸인 같은 전자서명 서비스를 쓰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비대면으로 서명할 수 있고, 법적 효력도 동일합니다. 종이 계약서 분실이나 위조 걱정도 없어지죠.
고용노동부에서 프리랜서를 포함한 다양한 고용 형태에 맞는 공통 표준계약서를 제공하고 있으니, 처음 계약서를 만든다면 이 양식을 기본 뼈대로 활용해도 좋습니다.
고용노동부 공통 표준계약서.pdf
흔한 실수 3가지
"계약서 없이도 잘 해왔으니까"라고 넘어갑니다. 문제가 안 생겨서 괜찮았던 게 아니라, 운이 좋았던 겁니다. 프로젝트 규모가 커지거나 새 클라이언트를 만나는 순간 리스크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소액 프로젝트라도 계약서를 쓰는 습관을 들이세요.
업무 범위를 "적당히"로 적습니다. "웹사이트 디자인 전반"처럼 포괄적으로 적으면 클라이언트와 작업자가 서로 다르게 해석합니다. 페이지 수, 시안 수, 반응형 포함 여부까지 숫자로 적어야 분쟁이 줄어듭니다.
계약 금액에 세금 포함 여부를 안 적습니다. 300만 원에 합의했는데, 클라이언트는 3.3% 포함 금액으로, 프리랜서는 별도로 이해하면 실수령액이 약 10만 원 차이 납니다. 이 한 줄 빠뜨린 대가치고 비싸죠.
효과를 확인하는 방법
계약서를 체계적으로 쓰기 시작하면 아래 변화를 추적해보세요.
추가 작업 요청 빈도: 업무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뒤 추가 요청이 줄었는지 확인합니다. 줄어들었다면 계약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보수 지급 지연율: 계약금/잔금 지급 일정을 계약서에 명시한 뒤, 약속된 날짜에 지급이 이루어지는 비율을 체크합니다.
수정 관련 갈등 빈도: 수정 횟수와 범위를 계약서에 넣은 뒤, 수정 범위를 두고 클라이언트와 갈등이 생기는 횟수가 줄었는지 봅니다.
3~4개 프로젝트만 돌려보면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계약서는 클라이언트를 의심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서로의 기대를 맞추고, 양쪽 모두를 보호하는 장치입니다.
오늘 당장 해보실 한 가지: 지금 진행 중이거나 다음에 시작할 프로젝트의 업무 범위를 리스트로 적어보세요. 결과물 종류, 수량, 파일 형식, 수정 횟수. 이 4가지만 적으면 10분이면 됩니다. 그 리스트가 계약서의 뼈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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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면
고객 문의부터 견적, 팔로업까지 영업의 반복 작업을 두들이 도와드립니다.
프리랜서 계약서와 근로계약서는 어떻게 다른가요?
근로계약서는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사용자의 지휘 아래 일하는 근로자를 위한 문서이고, 프리랜서 계약서는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결과물을 납품하는 관계에 쓰입니다. 프리랜서는 4대 보험이나 퇴직금 적용 대상이 아니며, 보수에서 3.3%가 원천징수됩니다.
소규모 프로젝트도 계약서를 꼭 써야 하나요?
금액이 작더라도 계약서를 쓰는 게 좋습니다. 소규모 프로젝트일수록 업무 범위가 모호해지기 쉬운데, 한 줄짜리 추가 요청이 반복되면 실질 시급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간단한 1~2페이지 계약서라도 범위와 금액을 명시해두면 양쪽 모두 편해집니다.
계약서 양식은 어디서 구하나요?
고용노동부에서 제공하는 공통 표준계약서를 기본 뼈대로 쓸 수 있습니다. 전자서명 서비스(모두싸인, 글로싸인 등)에서도 프리랜서용 계약서 양식을 제공하고 있으니, 자기 업종에 맞게 수정해서 쓰면 됩니다.
계약서에 저작권 조항을 안 넣으면 어떻게 되나요?
별도 약정이 없으면 저작권은 창작자인 프리랜서에게 귀속됩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가 작업물을 다른 용도로 재사용할 때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용 범위와 저작권 양도 조건을 사전에 명시해야 양쪽 모두 불필요한 갈등을 피할 수 있습니다.




